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으로 유명한 이규보(李奎報, 1168~1241)는 고려시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글을 남긴 한문학의 거장이다. 고려 신종 3년 서른세살의 이규보는 전주목(全州牧)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이 때가 서기로 치면 1200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826년 전이 되겠다. 그가 맡았던 공식 직책은 '전주목 사록 겸 장서기(全州牧 司錄 兼 掌書記)'이다. 사록(司錄)은 목(牧)에서 행정 실무와 감사, 인사를 담당하는 직책이고, 장서기(掌書記)는 관아의 각종 문서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직책이다. 따라서 이규보가 이 직책에 임명되었다는 것은 그가 뛰어난 문장력의 소유자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규보는 그의 표현에 의하면 특이한 이야기나 볼거리가 있으면, 곧 시(詩)로써 거두고 문(文)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