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高麗史)에 태조 25년 거란이 사신을 보내왔을 때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기록이 있다. 그해 10월에 거란(契丹)이 사신을 보내와 낙타 50필을 바쳤는데, 왕은 사신들을 섬으로 유배 보내 버리고, 낙타는 만부교 다리 아래에 매달아 굶겨 죽인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만부교(萬夫橋)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왕은 왜 이토록 거란 사신들을 냉혹하게 대했을까? 사서에는 거란이 예전에 발해와 우호 관계를 맺었다가 갑자기 배반하여 멸망시킨 것을 왕이 매우 무도한 행위로 여겼기 때문에, 관계를 맺고 가깝고 지내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겼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고구려의 후예이자 형제의 나라로 여기던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에 대해 왕건은 결코 상종할 수 없는 야만의 나라라고 규정하였던 것이다. 심지어 유훈(遺訓)이라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