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혐오의 언어가 난무하는 시절이다. 의리는 땅에 떨어졌고, 강호엔 격분 대신 무관심이라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Le silence est le plus grand des mépris(침묵만이 최고의 경멸이다). 이 문구는 샤를 오귀스탱 생뜨 뵈브의 유고집 메 쁘와종(Mes Poisons)에 있는 유명한 아포리즘 중 하나이다. 어떤 사안이나 상황에 대하여, 분노하거나 맞대응하기보다 조용한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이 품격 있고 단호한 거절임을 보여주는 표현이라 하겠다.
존재를 도저히 인정하기 싫고,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차갑고 강력한 경멸의 단어 무관심! 다만, 이 단어가 지금은 소환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