뗄싹 큰 놈들 대여섯이 꾀를 할딱 벗고 내깔 옆 신작로를 따라 뛰댕기고 있다. 아름드리 곤밤나무가 늘어선 신작로에 요란한 고함소리와 흙먼지가 날린다. 강아지 새끼마냥 싸대는 아그들이 노상 모이는 곳은 마을 가운데 있는 회관 앞 크나큰 버드나무가 있는 곳이다. 망살이 비석치기 좆박기에 숨바꼭질까지 동네 아그들이 노는 주요 무대이기 때문이다. 뙤약볕 징허게 뜨건 날 뒷동네 저수지에서 내려온 물이 내깔을 가득 채우고서 흘러가면 꾀복쟁이들은 너나없이 버드나무 아래쪽에서 물속으로 텀벙 뛰어든다. 물 위로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잡고 그네 타듯 다이빙하는 녀석도 있고 얼마간 떨어져 있는 다리똥 위에서 재주 넘으며 몸을 날리는 놈도 있다. 노는데 정신이 팔린 사이 해는 저물고 기뚝에 지녁밥 짓는 냉갈이 피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