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덕유산 아직도 겨울이다. 3월이 오면으레껏 봄이 오겠거니그렇게 기대했는데 어느새3월이 다 지나가고 있다. 참 지랄맞다. 이런폭폭한 날덕유산을 오른다. 불편한 심사를땀방울로 가려봤자부질없는 짓이겠지만 딱히 어찌할 바 없는안타까운 한 물건은베랑빡에 대고 소리치는 심정으로산을 오른다. 아!그래도 정상에 오르니이 너절한 시간 속에무심한 저 산은 참 이쁘다. 참 이쁘다. 그래서 더 그지같은 시절이다. 산에 오르다 2025.03.25
덕유산 향적봉 주말인데... 아침 아홉 시에 도착한 구천동 주차장이 썰렁하다.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도 없었고 집을 나설 때는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더니 오는 길에 제법 빗방울이 굵어지고 눈발이 날리기도 하였다. 주말이면 산꾼들로 북적이는 주차장이 이토록 썰렁한 것을 보면 산꾼들은 일기예보와 상관없이 날씨 본능이 엄청 발달한 모양이다. 날이 궂을 것을 어찌 이리도 귀신같이 아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금 나는 무슨 시츄에이션? 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호연지기를 보여주는 아재인가? 아니면 이런거 저런거 잴 줄 모르는 모지리인가? 휑한 주차장 한 켠에서 혼자말로 구시렁거리면서 신발을 갈아 신는 동안 다행히도 비옷을 입을까 말까 망설이게 할 정도로 비가 잦아 들었다. 하지만 예보와 다르게 궂은 날씨는 뜻하지 않은 풍경.. 산에 오르다 2025.03.16
월영산(月影山) 월영산 오르는 길은 어디서나 뒤돌아서면 금산 방향으로 확 트인 조망터다.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별 생각 없이 산을 오르는데 그래도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비단강 조망은 명불허전이다. 가슴이 뻥 뚤린다. 재작년 여름에는 이른 아침 부지런을 떨며 오른 등로에서 발 아래 구름바다가 펼쳐진 장관을 만나기도 했었다. 그 뒤로 몇 차례 행운을 기대하며 부지런을 떨어 보았으나 아쉽게도 그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다. 어쨋든 흐린 날씨에도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자연에 감사할 따름이다. 산 정상까지 가는 데에는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거리는 짧지만 등로의 경사가 매우 심하다. 따지고 보면 아름다운 조망은 이 경사가 심한 바위길이 내어주는 선물이다.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면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들어오는 비단골.. 산에 오르다 2025.03.09
용문골을 오르다 당(唐) 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중국의 대표적인 명군으로 꼽힌다. 국력은 강해지고 경제적 풍요를 이루었으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이 시기를 사람들은 정관의 치(貞觀之治)라 부른다. 그의 치세(治世) 시기인 정관(貞觀) 12년은 서기로 치면 638년이다. 대둔산 용문골을 오르다 보면 용문굴 입구에 굴의 기원이 적힌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문장은 정관 12년에 선도대사라는 이가 대둔산 용문굴에서 수행을 하였다는 내용 등이 간략하게 적혀 있다. 안내문에 정관 12년이라는 당 태종 연호를 언급한 것으로 보아 수행자는 613년에 태어나 681년에 열반에 든 중국의 선도대사(善導大師)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안내문에 따르면 대사가 이 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용이 바위문을 열고 승천하였다고 한다. 선도.. 산에 오르다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