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플레이어(utility player)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해태 타이거즈 이건열이다. 동국대 시절 이건열은 포수였다. 하지만 프로야구에 발을 담근 이후로는 포수 뿐만 아니라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수 그리고 외야에서 좌익수 우익수 등을 맡으면서 선수생활 내내 글러브를 바꿔 끼었다. 요즘에야 이건열을 'KBO 역사상 최초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있어 보이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지만 당시 그는 무려 여섯 개의 포지션을 떠도는 사실상 팀 내부의 저니맨이었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지만 장채근이나 김성한이 없었다면 이건열은 어떤 선수가 되었을까?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의 재능은 어떤 식으로 펼쳐졌을까? 장성호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의 서른 중반은 화려하게 꽃 피었을까? 아니면 좀 덜 쓸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