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 전망대에 서면 선일대 비하대 학소대의 비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겸재 정선(謙齋 鄭敾)이 그린 내연삼용추(內延三龍湫)의 폭포들이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위쪽의 연산폭포와 관음폭포 아래쪽의 무풍폭포가 바로 그것들입니다. 바라보고 내려다보다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계곡길로 내려와 관음폭포 앞에 이르면 바위를 어지럽히는 수많은 이름자 새김들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글자가 있습니다. 기녀 달두꺼비(達蟾)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그것입니다. 이 여인은 곁에 새겨진 이름자의 치기어린 수작으로 황송하게도 바위에 이름을 남긴 한낱 애기(愛技)였을까요? 아니면 떠나간 정인(情人)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단심(丹心)을 그이 이름자곁에 자신의 이름자로 새긴 것일까요?
바위 앞에 선 산꾼의 마음은 자꾸 후자 쪽으로 기웁니다. 후자의 추정이 맞다면 달두꺼비 기녀의 마음을 아주 아주 오래 전에 예언한 시인이 있었나 봅니다.
雲母屛風燭影深
長河漸落曉星沈
嫦娥應悔偸靈藥
碧海靑天夜夜心
(唐 李商隱 嫦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