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가다

연천봉 등운암

samongeereem 2023. 3. 12. 12:47

 등운암 대웅전 앞 주지 명의로 절의 유래를 적어 놓은 안내문이 있다. 거기에 부설거사와 그의 아들 등운 그리고 딸 월명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주지스님은 변산 월명암에 전하는 부설전(浮雪傳 전라북도 유형문화제 제140호)의 등운암이 이 곳임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의하면 도반 영조(靈照) 영희(靈熙)와 함께 선지식을 찾아 팔도를 유람하던 부설(浮雪)은 오대산으로 가던 길에 김제 만경 백련지(白蓮池)가 있는 두릉(杜陵)골에서 묘화(妙花)라는 인연을 만나 결혼하여 살게 된다. 부설이 그 곳에서 아들 등운과 딸 월명을 낳고 거사로 15년 세월을 지내던 어느 날 옛 도반 영조와 영희가 찾아온다.

도반들의 문안에 부설은 팔죽시로 알려진 아래의 시로 답을 한다.

此竹彼竹化去竹
風打之竹浪打竹
粥粥飯飯生此竹
是是非非看彼竹
賓客接待家勢竹
市井賣買歲月竹
萬事不如吾心竹
然然然世過然竹

이 때 아들 등운의 제안으로 스님들의 도 겨루기 이른바 물병 일화로 알려진 시험이 펼쳐진다. 노끈을 천장에 매고 물병 세 개를 매달아 놓고서 방망이로 물병을 치는 도 겨루기 시험을 한 것이다. 시험 결과 도반들이 방망이로 친 물병은 모두 물이 쏟아졌으나 부설이 친 물병은 병이 깨졌을 뿐 물은 그대로 있었다는 한다.

 도반들이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라고 묻자 부설은 아래와 같이 답을 한다. 이는 부설거사의 열반송이다. 

目無所見無分別

耳聽無聲絶是非

分別是非都放下

但看心佛自歸依

 찬바람 가신 주말 아침 등운암 대웅전 앞 마당에는 스님의 경 읽는 소리가 정적을 가르고 연천봉 위로 구름이 하늘을 가르며 흘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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