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가다

남덕유산 영각사

samongeereem 2023. 2. 4. 23:21

 80화엄경은 七처 九회 三十九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부처님이 설법한 장소가 일곱 곳이고 설법 회수는 아홉 번이며 내용이 39품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화엄경에는 부처님이 일곱 곳에서 아홉 번 설법하면서 설법하기 전 백호에서 광명을 놓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백호(白毫)에서 광명을 내어 그 빛이 모든 중생들에게 두루 비치게 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믿음을 내게 한 다음 기쁜 마음으로 설법하였다고 합니다.

 설법한 장소 일곱 곳은 보리도량(菩提道場), 보광명전(普光明殿), 도리천궁(忉利天宮), 야마천궁(夜摩天宮), 도솔천궁(兜率天宮), 타화자재천궁(他化自在天宮), 급고독원(給孤獨園) 중각강당(重閣講堂) 을 말합니다. 그리고 설법 회수는 1회 보리장회(菩提場會), 2회 7회 8회는 보광당회(普光幢會), 3회 도리천궁회(忉利天宮會), 4회 야마천궁회(夜摩天宮會), 5회 도솔천궁회(兜率天宮會), 6회 타화자재천궁회(他化自在天宮會), 9회 서다림회(逝多林會) 입니다.

 남덕유 오를 때면 하산길에 영각사를 들러야겠다고 생각 하다가 막상 산에서 내려올 때는 담에 가지 뭐 하고  매번 그냥 지나쳤는데 드디어 하산길 무거운 발걸음을 영각사로 향합니다.

 영각사(靈覺寺)가 위치한 곳은 절 이름에서도 풍기지만 첫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명당(明堂)에 영지((靈地)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쇠락한 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경내에 들어서면 2층으로 된 구광루라는 특이한 목조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구광루(九光樓)라는 이름은 위에 나열한 내용처럼 부처님께서 아홉 번 백호에서 광명을 낸 이야기가 적혀 있는 화엄경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깨달음을 얻고 나서 광명으로 법을 설하셨다는 거룩한 유래를 가진 누각의 이름에 비추어 건물은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광루 뒤쪽에는 주변 건물과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단청을 하고 있는 주법당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의 이마에 화엄전(華嚴殿)이라고 편액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광루와 더불어 영각사가 화엄 사찰임을 짐작케하는 건물이라 하겠습니다.

 눈을 들어 화엄전 위쪽을 바라보면 붓끝 모양이 선명한 문필봉과 남덕유산 연봉들이 늠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저 장엄한 봉우리들은 영각사의 천년 영고성쇠(榮枯盛衰)를 쭉 지켜보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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