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다

의상봉

samongeereem 2022. 10. 23. 21:08

의상(義湘)은 원효와 함께 신라를 대표하는 승려입니다. 한국 화엄종의 시조라는 명성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찰에서 의상대사 창건설을 내세우는 것만 보아도 그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법성게(法性偈)로 불리는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는 저자가 의상대사로 추정됩니다. 화엄경의 사상을 축약하여 만든 이 게송은 방대한 화엄경의 정신을 간결하게 요약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위대한 저작이라 하겠습니다.

30개 구절 210글자로 이루어진 이 게송 중 24번째는 叵息妄想必不得 이라는 글귀입니다. 파식망상(叵息忘想)은 마침내 망상을 쉬는 것 즉, 망상을 버리라는 의미이고 필부득(必不得)은 절대 얻을 수 없다는 말이지요. 번뇌 망상을 버리지 않고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상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많습니다. 거창 우두산(牛頭山, 소머리산)에는 고견사 뒤편에 우뚝 솟아있는 의상봉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안 내변산에는 아름다운 봉우리들 가운데 최고봉인 의상봉이 있습니다. 오를 수 있는 우두산 의상봉과 군사 시설 때문에 오를 수 없는 내변산 의상봉 모두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의상봉을 오르든 아니면 바라보며 걷든 그 걸음 걸음이 사량분별 다 내려놓고 환본제(還本際)하려는 행자(行者)의 흔적이 되기를 간절하게 염원합니다.

우두산 가는 길 의상봉
내변산 최고봉 의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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