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진 길을 걷습니다.
그새 능선엔 갈잎이 지천입니다.
졸병이든 깔창이든 아니면 떡단자를 싸든
길을 덮고 있는 저들은 올 해 진짜 나무를 키운 일군들입니다.
편안한 길에 푹신함을 더합니다.
길은 맑은 하늘을 이고 있습니다.
산객이 헤아리는 숫자 만큼 갈잎은 밟히겠지만
된비탈의 땀방울이 식어버린 즈음이라 내어 줄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잠시 구르몽과 함께 하는 것도 좋겠지요.
날개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따라
맑은 하늘을 이고 있는 능선 길을 걷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