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사에도 戒壇이 있습니다. 금산사 방등계단이나 통도사 금강계단처럼 이름난 절의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안내문을 보면 신라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되어 있으니 매우 유서깊은 유적임에 틀림 없습니다.
불가에서는 불교에 입문한 재가 신도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생활 규범으로 다섯 가지 계율을 제시합니다. 생명을 죽이지 말라(불살생계 不殺生戒), 훔치지 말라(불투도계 不偸盜戒), 음행(淫行)하지 말라(불사음계 不邪淫戒), 거짓말을 하지 말라(불망어계 不忘語戒), 술 마시지 말라(불음주계 不飮酒戒) 이 다섯 가지 입니다.
향적봉 가는 길에 백련사 계단 앞에 서서 다섯 가지 계율을 소환해봅니다. 나는 다만 웹에서 조회만 해도 알 수 있는 오계라고 알려진 내용을 외우고 있을 뿐 기본적 규범으로 지키고 있는지 돌아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차오르는 부끄러움에 여전히 재가 신도를 자처하는 것조차 어림없는 물건임을 확인할 뿐입니다.

